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입니다. 가방끈 긴 사람보다 돈 많은 사람이 주목받는 자본주의 사회이지요. 얼굴 잘생긴 남자보다 돈 많은 남자가 주목받는 그런 자본주의 사회에요. 극날한 사회양극화와 물질이 모든것을 대변하는 미국.. 그 미국을 동경하는 2008년 대한민국은 자본주의(속물)국가 입니다.
억울하면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면 되겠지요.
쏭군은 엥겔지수가 높은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불과 올해봄까지는요. 4년전에 쓰던 휴대전화를 쓰고 있으며, 구두 한 켤레로 몇 년을 버티고 있습니다. 밑창이 나가면 구둣방에가서 새것으로 바꾸고, 끈이 떨어지면 끈만사서 고쳐신는 삶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정장은 한 벌가지고 여름이고 봄이고 버티고, 그것도 몇 년씩 입습니다. 휴대전화는 월 15,000원짜리 정액제를 사용하고, 이외에 나가는 돈은 한달 교통비 5만원 남짓하는 것을 빼면 거의 없습니다. 밥은 회사에서 해결하면 되니까요.
제가 이렇게 발버둥치는 이유는 '부자가 되고 싶어서'이죠.
부자가되면, 매일아침 콩나물시루 같은 전철에서 낑낑되며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고, 나의 소중한 청춘과 시간을 다른 자본가들에게 할당하지 않아도 되며, 은행에서 저당잡힐일이 없어도 마음껏 내가 사고싶은 것을 살 수 있는 등 육체적, 정신적, 시간적으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죠.
전쟁터에 나가려면 '총알'과 '총'이 있어야 되듯,
부자가 되려면 총알(종자돈)과 총(지식)이 있어야 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물론 열정이나 멘토 이런 당연한 것들은 기본으로 갖추어야겠지요.
이렇듯, 자본주의를 활용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 최대한 자본주의의 소비주의와 떨어져서 살고 있었습니다. 최대한 소비와 지출을 줄이면서 말이죠.
그러던 저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하게 되고, 지출이 많아졌습니다. 저축은 고사하고 오히려 가지고 있는 돈까지 쓰는 등, 가계가 마이너스가 되기 시작한 것이죠. 위협을 느꼈습니다. 이러다 부자가 되는게 늦어지는 것은 아닌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말(특히 애인이 해주는 말)들도 일리는 있었습니다.
'스타일이 중요하다, 업무적인 일로 사람을 만나든, 사적인 일로 사람을 만나든.. 스타일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말이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집에 책은 넘쳐나서, 더 이상 잠을 잘 수 있는 자리도 모자랄만큼 많은데, 옷은 기껏해야 몇 년동안 신고 있는 다 떨어진 구두하나와 정장 한 벌, 그리고 각종 인터넷회사 티셔츠가 전부라니..
어쩐지 이렇게 청춘을 낭비하는 것도 슬프고, 조금은 이런 현실이 짜증도 났습니다.
까짓거 한 번 질러보자!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손목시계, 새스니커즈, 때깔나는 바지, 때깔나는 서류 가방 등등..
해서 약 150만원의 예산이 책정 되었습니다. 평소 생활비를 10만원도 지출하지 않던 쏭군으로서는 엄청나게 대담한 계획이었습니다.
저는 현금 다발 150만원을 가방에 넣고, 현대백화점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조금 잘 사시는 분들께서 생각하시기에는 '겨우 150만원 들고 백화점가서 뭐 살게 있냐'고 생각하시겠지만, 저에게는 큰 모험이였습니다.
허름한 차림으로 매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습니다.
매장 직원들이 호객행위도 안하기는 커녕 인사도 안합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도..
'저 그지같은게 왜 여기를 얼씬거리나' 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허나 곧 분위기는 바뀌었습니다. 꽤 고가의 상품들을 구입하고 실제로 현금을 지불하자, 점원들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백화점 점원들이 굽실굽실 하는 그 분위기가 너무나 부담되서 빨리 매장을 떴습니다. 허나 그 기분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쇼핑가방이 하나씩 늘어나자, 아까는 미동도 않던 매장사람들이 이제는 눈인사도 해주고 호객행위도 합니다.
저는 절실히 느꼈습니다.
한국에서는 겉보기를 중시하는구나. 내가 지금 150만원어치의 옷을 지르는 것은 잘 하는 것이다.
옷을 입어도 비싼걸 입고, 차를 타도 무리해서 좋은거 타려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그래 까짓거 돈 많이 벌자고요!.. 미친듯이..
아무리 돈이 다가 아니야, 더 무수히 많은 가치들이 존재하고 있어.. 등등
옳은 말을 하고 다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다니는 현자라고 해도..
그것이 돈이 있는 사람이 말하는 것과 없는 사람이 말하는 것에는
사람들의 어텐션과 말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2008년 대한민국에서는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인터넷회사 티셔츠라뇨.
여러가지 티셔츠가 있습니다 하하^^;;
조금 늦게 깨달으신듯하네요...
일찍이 깨달았지만,
몸소 느낀건 처음이였지요^^
저런 사람간 차별의식때문에 인터넷쇼핑몰이 더 잘되는것 같습니다.
그렇네요.. 그런점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공감합니다. "까짓거 돈 많이 벌자고요!.. 미친듯이.." (저는 일단 졸업부터 해야하지만;
늦지 않습니다. 홧팅하세용^^
그런데 예쁜 그 스킨은 어디가고...
그 스킨이 이것보다 더 예뻤어요? .. 아 마음흔들리네잉 ㅎㅎ